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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한국금융신문 F1고정칼럼][2009.05.11] BIS비율, 높이는게 능사인가
BIS비율, 높이는게 능사인가


F1컨설팅 컨설턴트 권희주 부장

단순한 BIS비율 제고만으로는 은행 건전성 확보하기 어려워
투명성·책임성·사회적 기여 강조한 감독과 규율 더 중요



연말이나 분기말 즈음이 되면 국내은행들은 금융감독원이 제시하는 BIS비율 기준(일반적으로 자기자본비율 10%, 기본자본비율 8% 이상)을 맞추기 위해 시중자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 현상이 나타난다. 여기서 문제는 요즘과 같은 경기침체기에 은행들이 현금 확보에 매달리게 되면 시중 유동성은 더욱 위축되고 가계와 기업 부실이 현실화되면서 BIS비율은 더 낮아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는 점이다.

그에 따라 일부에서는 BIS비율을 현 기준보다 더 낮추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지만, 이는 은행의 건전성을 악화시킬 뿐 근본적인 치유책은 되지 않을 것이다. 실제 지난 4월 2일 런던에서 열렸던 2차 G20 정상회의에서도 BIS비율 기준은 현재 수준을 유지하는 것으로 합의한 바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BIS비율을 높이는 것만이 은행의 건전성을 확보하는 방책일까? 단순한 BIS비율 높이기에 혈안이 되기 이전에 그 방법과 과정의 건전성에 대한 고민이 먼저 수반되어야 한다. 발등의 불을 끄기에 급급한 자본 확충은 현재와 같은 금융위기 상황에서 공적인 책무가 큰 은행이 취할 자세는 아니며, 이는 BIS비율 규제의 본래의 취지에도 맞지 않기 때문이다.

우선 BIS비율을 높이는 방법은 간단하게 보면, 보통주 유상증자 또는 우선주 발행 등으로 자기자본을 늘리거나, 대출채권을 기초로 한 유동화증권 발행 등으로 위험자산을 줄이면 된다.

그러나, 국내 시중은행들은 자본 확충을 위하여 후순위채권 발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유상증자보다 비교적 실행하기가 쉽고 단기간에 비율 상향이 가능하다는 점 때문이다. 그러나, 자본 확충을 위해 발행하는 후순위채권이나 신종자본증권(하이브리드 채권)은 엄밀히 말하면 부채이지 자기자본이라고 보기 어렵다. 즉, 급한 불은 끌 수 있지만 근본적인 처방은 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은행의 자기자본 확충을 위한 목적으로 정부가 조성한 20조 규모의 자본확충펀드도 하이브리드 채권과 후순위채권을 인수하는 구조로 되어 있어 동 방법의 건전성에 의문이 든다. 상기 채권은 일반 은행채에 비해 고금리로 발행되므로 조달비용이 높아진 은행들은 역마진을 피하기 위해 대출금리를 높일 수 밖에 없을 것이며, 이에 대한 피해는 비용전가가 용이한 중소기업과 서민이 대부분 입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볼 때, 자본 확충의 가장 바람직한 방법은 보통주 유상증자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침체되어 있을 때 유상증자를 시행하면 가격을 높게 받을 수 없고, 주주 가치가 희석되어 주가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기존 주주들의 강한 반발이 예상된다.

결국, 어떤 방법이건 이해관계자 모두에게 100% 만족스러운 과정과 결과를 기대하기는 어렵고 어떻게든 비율을 높였다 해서 그것으로 은행의 건전한 자기자본 체계가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는 계량적인 수치로 판단하는 양적 규제로는 한계가 있으며, 한 단계 나아간 실질적이고 효과적인 감독시스템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현실적으로 위험자산 대비 자기자본의 적정 수준을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은행의 자기자본을 자체 산출한 위험 측정치를 기반으로 설정하다 보면 수치에 오류가 있을 수 있고, 은행이 조작할 수 있는 여지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근 2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원인을 보더라도, 은행들의 BIS비율이 낮았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글로벌 거시 유동성 정책과 열악한 규제체제 차원에서 발생했다고 볼 수 있다.

즉, 바젤II(신BIS협약)에 의한 자기자본 산출방식의 개선 효과보다는 체계적이지 못한 규제와 감독으로 인한 피해가 더욱 컸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 유럽연합, 영국 등에서는 추가적인 위기 가능성을 줄일 수 있는 규정들을 강화하라는 정치적 압력이 계속 감독당국에 가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바젤II 이행 효과와 영향에 대한 최근 무디스의 조사 결과에서도, 자기자본 체계를 강화하는데 있어서 적정 자기자본 비율 유지를 위한 시스템보다 감독당국의 점검 및 평가(Pillar2), 시장 공시에 대한 규율 강화(Pillar3)가 보다 더 중요함을 강조하고 있다.

한편, 우리나라 금융시스템은 자본시장통합법이 시행된 첫 해로, 아직 성장 초기단계이므로 과도한 규제를 도입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금융시장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금융기관 및 상품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시키는 방향의 규제 강화는 반드시 필요하다.

한걸음 더 나아가서 ‘산업적 기여도’와 같은 공적 지표를 만들어 은행에 대한 정부지원을 차별화하고, 공적 은행들의 역할과 비중을 높여 사적 수익만을 추구하는 시중은행들을 견제하는 수단도 적극적으로 검토될 필요가 있을 것이다.


2009년 5월 11일 한국금융(www.fntimes.com)
원문 : http://www.fntimes.com/sub/list_view.asp?num=022009051102800&kind=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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