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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한국금융신문 F1고정칼럼][2009.11.16] 규제 강화와 은행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규제 강화와 은행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F1 컨설팅 대표이사 이주엽

전세계가 ‘규제 완화’에서 ‘규제 강화’로 패러다임 전환 시작 해
은행산업도 ‘대형화’보다 Speed, Strong & Smart 전략 준비해야


탈규제화(deregulation)로 대변되는 신자유주의에 기반하여 은행산업의 확대를 이루었던 미국과 영국을 포함한 주요 국가들이 지난 해 금융위기를 경험하면서 “탈 규제화”에서 “규제 강화”로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우리나라 역시 G20 회원국의 지위 획득과 함께 바젤위원회 정 회원국에 가입되어 주요 국가와 보조를 맞추고 있다. 이러한 주요 국가간 공조에 기반한 규제강화 환경하에서 은행산업의 패러다임 변화를 추론해보도록 하자.

첫째, 은행산업은 서비스 산업이다.

우리는 종종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포스코 등과 같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은행이 왜 없을까라는 의구심을 갖게 되고, 이러한 의구심은 산업자본이 은행을 경영하지 않기 때문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가격 경쟁력과 고도화된 품질에 기반하여 표준화된 제품을 전 세계에 공급함으로써 세계적인 기업이 될 수 있는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 산업은 타 국가로 진출하기 위해 일정 규모 이상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국내와는 다른, 타 국가만을 위한 상품을 별도로 개발하고 장기간의 지속적인 투자를 요구하게 된다. 특히, 은행산업은 타 국가에서 시장 참여자로 인식되고 해당 국가의 고객으로부터 자금을 유치하고 상품을 판매할 수 있을 정도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해당 국가의 은행을 M&A하는 것보다 많은 비용이 투자될 수 있다는 것이다.

따라서, 제조업과 서비스 산업을 단순 비교하여 은행산업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들의 능력을 폄하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우수한 인재들이 지속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법률과 의료산업에서 세계적인 법률회사나 병원이 없다는 것이 종사하는 사람들의 능력 부족이나 산업자본이 운영하지 않아서라고 판단하기는 어렵지 않을까?

결과적으로 은행산업이 세계적인 규모나 수준으로 성장하는 과정은 제조업과는 다른 형태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세계 은행 순위를 보면 해당 국가의 시장 규모(경제력 규모)와 관계를 갖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우리나라의 시장규모 확대와 이러한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구축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다.

둘째, 은행산업은 규제의 틀을 벗어날 수 없다.

은행산업의 기본은 신뢰에 기반한 신용 창출이다. 은행은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여 자금을 필요로 하는 불특정 다수에게 자금을 공급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러한 기능은 파산의 파급효과에서 일반기업과 큰 차이를 유발한다. 일반기업이 파산하면 주주와 투자자의 자산손실과 종업원의 실직, 제품 사용자에 대한 서비스 중단이 발생하는데 반해 은행이 파산하면 일반기업의 파산효과에 추가하여 불특정 다수로부터 조달한 자금의 손실, 공급받은 자금을 이용하는 채무자에 대한 자금 회수, 자금중개 기능의 마비 등 금융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유발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은행산업에는 채권자 보호관점의 자산 건전성에 대한 규제, 금융시장의 신뢰를 저해할 수 있는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 규제, 불건전한 자금의 유출입을 방지하기 위한 규제,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상품 규제 등 타 산업에 적용하는 것보다 확대된 규제의 틀에서 비즈니스가 이루어지고 있다.

은행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의 리스크만 수용하도록 규제의 틀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시스템의 안정이 국가와 세계의 안정과 발전에 차지하는 비중이 증대될수록 규제의 틀은 강화될 것이다. 규제의 틀을 벗어나기 위한 활동이나 탈 규제화는 즉, 리스크를 과도하게 수용하는 전략은 금번 금융위기에서 나타난 바와 세계적으로 엄청난 비용을 지불하게 될 것이다. 물론 국가별, 권역별(은행업, 금융투자업, 보험업 등) 규제의 강도가 약한 곳으로 자금이 이동할 수는 있지만 이는 단기적 견해에 불과하다. 규제가 특정 권역에만 집중되는 현상과 국가별 규제 수준의 차이는 금번 금융위기 이후 G20를 중심으로 공조화 경향이 확대되는 것을 볼 때 일시적으로 규제 틀은 벗어날 수 있어도 시간이 경과하면 규제의 틀을 벗어난 영업활동은 암초가 될 것이다.

결과적으로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기 보다는 규제의 틀을 수용하고 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한 시점이다.

셋째, 은행산업으로의 자본유입은 제한적일 것이다.

일반적으로 은행산업은 高부가가치 산업이다. 은행산업의 ROE(자본이익율)는 변동성이 낮고 평균이 높은 수준이다. 특히, 대형화 한다고 해서 ROE가 낮아지는 것이 아니라, 유지 또는 상승하는 경향을 보여 왔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세계적으로 은행업에 대한 자본 유입은 계속되었고 M&A를 통해 대형화 전략이 지속되어 왔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강화된 규제의 영향으로 1)자본의 질(Quality, 핵심 기본자본 중심) 강화가 요구되어 하이브리드 자본(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 등)에 의한 건전성 지표 산출의 제한과 2)위기상황 대응(경기순응성 확대 방지), 유동성 등 강화된 리스크 기준 등에 의해 추가 필요자본 발생 등이 요구되고 있기 때문에 동일한 영업활동을 영위(동일한 자산규모 유지, 동일한 이익 창출 등)하기 위해서는 과거 대비 더 많은 자본을 보유하게 될 것이다. 이는 결국 은행산업의 ROE를 낮추게 되어 자본 유입은 과거 대비 줄게 되어 M&A를 통한 대형화 전략에도 일부 수정이 발생할 것이다.

최근 영국 금융감독청(FSA)에서 발표한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유동성리스크에 대한 자산 버퍼를 1)Moody’s, S&P 등이 부여하는 신용등급이 Aa3 이상인 정부발행 채권, 2)중앙은행 예치금, 3) 세계은행, 아시아개발은행 등이 발행하는 채권으로만 제한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는 기존에 비해 상당히 강화된 기준이다. 이러한 규제가 현실화 된다면 은행은 상당한 수준의 Idle Money(수익성이 낮은 자금)를 보유하게 되어, 자산운용수익률은 낮아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결과적으로, 지금이 예전과 변화된 규제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리스크에 기반한 중장기 자본구조 전략과 성장전략을 수립해야 할 시기가 도래한 것이다. 금융위기에 생존하기 위한 활동에 정신이 없었다면 지금은 계속기업(on-going business)으로 성장하기 위한 활동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시발점이 되어야 할 시기인 것이다.

과거 은행산업의 패러다임이 “대형화”였다면, 금융위기 이후 대두되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은 “Speed & Strong (빠르고 강한 은행)”으로의 변화가 아닐까 한다. 주어진 환경변화에 “Smart”하게 적응하는 은행만이 생존을 보장받을 게 분명하므로 이제는 Size가 아니라 새로운 3S (Speed, Strong, Smart)로 은행의 DNA를 바꾸어야 할 때이다.



2009년 11월 16일 한국금융(www.fntimes.com)
원문 : http://www.fntimes.com/sub/list_view.asp?num=022009111602900&kind=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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