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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ITLE: [한국금융신문 F1고정칼럼][2010.06.14] 리스크관리의 4대 과제
리스크관리의 4대 과제


F1컨설팅 수석 컨설턴트 허세군

리스크관리는 외형성장에 대한 보수적 태도를 견지해야
금융회사의 ‘지속 가능한 발전’은 리스크관리에서 찾아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채 수습되기도 전 남, 동유럽발 재정위기가 불거져 나오면서 경제회복에 찬물을 끼얹고 있다.

게다가 재정위기가 오롯이 몇몇 유럽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며 영국, 미국, 일본 등 아직 위기로 전이 되지 않은 만성 재정적자 국가들까지 고려한다면 소버린 리스크가 어디까지 확산될지 가늠하기가 무척 어렵다. 안정과 불안정을 수시로 교차하는 것이 금융의 숙명적 속성이라지만 금융시스템의 불확실성이 더욱 증폭되는 이 시기에 개별 금융기관은 생존 모색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국내 금융산업의 현황 또한 녹녹하지 않다. IB는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아 그로기 상태에 있으며 대기업 대출은 낮은 금리에 수익성이 불투명하다. 그리고 중소기업 대출은 점증하는 리스크로 인해 대출규모를 축소해야 하는 시점이고, 부동산가격 하락과 거래량 감소로 주택담보대출은 크게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베이비 부머는 본격적인 은퇴기를 앞두고 있어 은행, 보험, 증권, 캐피탈, 카드 등 금융 전 업종 어디에도 새로운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고갈된 시장과 불확실성의 늪에 빠져있는 금융이 ‘지속 가능한 성장 혹은 발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필자는 리스크관리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의 실마리를 찾고자 한다.

그 어떤 금융업을 영위하던 금융의 본질은 리스크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데 있다. 그러므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지하려면 스스로 탐욕을 통제할 수 있는 건전한 리스크관리력을 확보하여야 한다.

일정 궤도에 오른 금융사가 마케팅 부진으로 망하긴 어려워도 리만 브라더스 같이 리스크관리 실패로 문닫은 곳은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금융업에서 리스크관리가 어떻게 지속 가능한 성장을 견인해 낼 수 있을까.

리스크관리는 기본적으로 금융시장에 대한 보수적 접근 태도를 견지해야 한다. 보수적 태도는 급격한 변화 또는 성장에 대해 우려와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는데 기존의 리스크관리는 성장 우선주의에 가려져 제 역할을 수행할 수 없었다. 주주의 이해를 대변할 수밖에 없는 경영진의 목표는 늘 단기적 성과에 급급할 뿐이었다.

그 결과, 자기자본이 감당할 수 없는 한도를 초과한 익스포저를 무리하게 늘리는가 하면 이로 인한 신용편중리스크와 시스템리스크를 초래하는 사례가 많이 있었다.

금융 선진국을 자부하던 미국에서도 건전한 리스크관리가 실종되면서 오늘의 위기가 시작되었던 것이다. 서브 프라임 사태가 터진 후에 밝혀진 사실 가운데 하나는 씨티은행의 리스크관리 담당 임원이 CEO와 의견이 달라 교체되었다는 것과 다른 글로벌 은행의 CRO들도 거수기 역할만 충실히 했을 뿐 watch dog의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결국 경영진의 과도한 탐욕을 리스크관리 기능이 제대로 제어하지 못한 결과 서브 프라임 사태라는 금융위기는 피할 수 없는 결과가 되었다.

지속 가능한 성장은 한마디로 무리수를 두지 말자는 것이다. 즉, 원칙과 상식 선에서 리스크관리를 하는 것이다. 경제학적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의 핵심 개념은 다음 세대의 생존 기반(기회)를 파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현 세대가 이용할 수 있는 자원을 활용하는 것이다. 불확실한 금융환경에서 단기간의 이익에 집착하다 보면 과도한 리스크를 발생시켜 금융회사의 존립을 위태롭게 만들 수 있으므로 건전한 리스크관리를 바탕으로 한 적정 수준의 이익을 꾸준히 창출할 수 있는 성장전략을 모색하는 것이다.

오늘날 국내 대형 금융지주사에서부터 규모가 비교적 작은 대부업체까지 모두 ‘신용관리’ 또는 ‘리스크관리’라는 이름으로 신용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리의 기법과 신용정보 환경도 선진국의 금융 인프라에 견줄만한 수준까지 발전했다. 하지만 여기까지다.

이와 같은 기술적 발전에도 불구하고 금융회사들의 리스크관리는 여전히 형식적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형식적으로 근사하게 갖추어진 리스크관리시스템(하드웨어적)이 외형성장 추구의 방패막이 역할을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형식적 리스크관리에서 위기에 강하고 꾸준한 성장을 견인해 낼 수 있는 동력으로서의 리스크관리를 수행하고자 한다면 다음 네 가지 과제가 꼭 필요하다.

리스크관리의 독립성을 보장한 조직구성, 계정계 단위에서부터 정확하게 입력되는 데이터, 그 데이터에 기반한 전략을 생성할 수 있는 전략 예측 시스템, 그리고 이러한 과정들을 유기적으로 연결하여 리스크를 예측할 수 있는 전문적인 역량, 즉 전문가의 양성이라 할 수 있겠다. 여기서 전문가의 양성을 빼고 나머지 세 가지는 즉시 실행하는데 CEO의 결단이 있다면 무리없이 당장 실천할 수 있는 것들이다. CRO의 임기 보장은 리스크관리의 독립성에 선결되는 사안으로 CRO의 임기를 최소 3년 이상 보장하여 리스크관리의 독자성을 철저히 보장하도록 통제구조를 개편해야 한다.

아울러, CRO 및 리스크관리위원(사외이사)의 자격요건을 엄격히 하여 리스크 관련 의사결정의 전문성을 높이도록 해야 할 것이다.

리스크관리자의 권한을 대폭 강화하는 것이 CEO의 리스크관리에 대한 인식과도 직결된다. 데이터관리의 중요성이야 새삼 말 할 것도 없고, 스트레스 테스트, 예상(외)손실 등 미래 예측 지표를 만들어 내는 작업이 연체율, 부도율, 상각률 등 과거지표 보다 훨씬 중요한 리스크관리 영역이므로 다양한 리스크관리시스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마지막으로 리스크 전문가란 복잡 다난하게 주어진 데이터 행간의 의미를 읽어내는 사람이다. 현업의 업무지식뿐만 아니라 기본적 IT 역량에다 모델링 능력을 갖춘 소양인으로서 금융산업 전반에 흘러 다니는 복잡하고 세세한 트렌드들 가운데서 다가올 큰 흐름을 뽑아낼 수 있어야 한다.

리스크관리 조직이 진정한 독자성을 부여 받고 리스크 전문가가 선진화된 시스템을 활용하여 모든 금융상품의 기획단계부터 설계, 생산, 유통, 사후관리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환경이 된다면 이것이야 말로 소위 리스크 문화가 전사적으로 구체화된 것이며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길로 리스크관리가 금융을 견인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겠다.




2010년 6월 14일 한국금융(www.fntimes.com)
원문 : http://www.fntimes.com/sub/list_view.asp?num=022010061403800&kind=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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